청현의 사업
2권, 자원활동가 김옥라 구술채록
<여성 생애사 구술채록 총서>의 두 번째 책은 우리나라 1세대 자원활동가이자 사회봉사의 대모로 불리는 김옥라 각당복지재단 초대 이사장의 삶의 여정과 한 세기 동안 오롯이 쌓은 인생의 지혜를 담았습니다.
김옥라 이사장은 한국의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건너오며 한국 전쟁의 폐허 속에서 대한 소녀단(현 한국걸스카우트연맹)의 재건과 성장을 이끌었고 한국교회 여성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교회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한 여성 운동에 기여했습니다. 또한, 1980년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자원봉사단체를 만들었고 호스피스 봉사교육과 웰다잉(well-dying)운동을 처음 시작하여 지금도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고령 현역입니다.
펴낸곳청현문화재단,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발행일2016년 6월 8일
우리나라는 본래 어릴 때부터 품앗이라는 게 있었잖아요, 상부상조하는.
떡을 하면 온 동네가 나눠먹고, 장례가 나면 온 동네가 초상집이 돼서 도와주고,
이런 정신이 우리나라 국민 속에 있거든요. 그거를 발휘하자 싶더라구요.
또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높아요. 그래서 빨리 부흥된 거잖아요.
그런데 고급 유휴인력도 많다 말이에요. 그런 사람들을 자원봉사로 돌리자,
이런 생각을 하니 속에서 불이 나면서…
나도 마찬가지지만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다들 사회에 진 빚이 있기 때문에 환원할 의무가 있는 거예요.
내가 이십대를 할머니와 같은 집에서 살며 느낀 것은
할머니의 특별함, 그리고 존경 받을 만한 업적은
결국 매일 소박한 작은 행동들 하나하나가 수천, 수만 번 모여
이뤄진 것이란는 것이다.
제가 지금 거의 한 세기를 살고 있잖아요?
인생의 위기도 많이 겪으면서 느낀 게 뭔가 하면,
내가 태어날 때의 세상보다는 떠날 때의 세상이 조금 더 나아졌기를,
나의 존재로 인해서 이 세상이 조금 더 좋아졌으면 하는 생각으로
살아줬으면 하는 거예요.
그 나아진 변화를 스스로 느낄 수 있고,
제3자가 느껴주면 더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