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현의 사업
2권, 화가 김차섭, 김명희의 향기로운 삶
일본에서 태어나 경주에서 자라며 논과 길에 굴러다니던 신라 시대의 토기를 모으던 소년 김차섭과 외교관이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과 영국에서 자란 소녀 김명희는 일제 강점기, 한국 전쟁과 같은 굴곡진 현대사를 겪으며 구비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대학교와 영화동아리, 이화여고, 뉴욕 프랫대학교 등을 거치며 서로의 길은 합쳐지게 되었고, 삶과 예술의 동지로 함께 하며 여전히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노마드’의 삶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화가이자, 부부, 동료이자 선후배로서 40년의 세월을 함께하며 인생의 고비마다 ‘굽이치며 합류한’ 두 사람의 아름다운 시간을 기록하였습니다.
펴낸곳청현문화재단,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발행일2016년 1월 5일
명희가 68학번인데 69년쯤에
서울 미대 영화 동호회 일로 나를 만나러
화실로 찾아 왔었어. 아주 똑똑한 여자가
질문을 야무지게 하더라고.
무슨 질문을 했는지는 기억을 잘 안 나지만
자기는 궁금한 게 많았나 봐.
다른 실체이지만
지름이 같아 반절이 딱 들어맞는 잔과 공처럼
이들은 같으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다.
같이 살고 여행을 하면서 고민과 느끼는 지점이 통해 있는 거야.
작품은 달라도 그런 부분에서는 만나지.
작품 세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어떻게 보면 여기에 온 것도 우리한테는 여행이야.